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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개인 에세이(dCRYPTO)

바이낸스의 USDC 인출 중단, Binance FUD의 진실은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최근 며칠은 정말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믿을 수 없는 일들로만 가득한 지옥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CT(Crypto Twitter)에서 많은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을 필두로 "바이낸스의 지급 준비금에 문제가 있다", "미 검찰에서 바이낸스 CEO인 CZ를 포함한 임원들의 자금센탁 관련 수사 및 기소가 진행될 것이다", "BSC체인이 작동하지 않으며 PoR도 제대로 된 감사를 받지 않았다" 등 다양한 루머들이 퍼졌습니다.

FTX에서 고객들의 자금을 무단으로 횡령하여 사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래소(CEX)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이 무너져 내려 버렸고, "not your keys, not your crypto"라는 말처럼 어떤 거래소들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의 근본적인 신뢰가 추락해 버리고 의심병이 만연한 상황 속에서 바이낸스 관련 악재 소식들 역시 '일단은 피하고 봐야한다'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죠.

결국, 바이낸스에서도 주요 MM들을 필두로 고객들의 인출 행렬이 이어지던 도중 급작스럽게 바이낸스에서 USDC 인출이 중단됩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설마 바이낸스도 망하는 것이 아니냐는 FUD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낸스의 준비금에도 문제가 있는가?

지난 12월 11일 코인텔레그래프에는 바이낸스의 Proof of Reserve에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는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공개된 PoR을 확인해보면 비트코인 기준으로 고객 예치금의 101%가 아닌 97%만이 남아 있어 이는 바이낸스의 재무건전성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Binance's proof of reserves raises red flags: Report

Binance's efforts to improve its reserve transparency also exposed financial red flags.

cointelegraph.com

이런 뉴스들이 퍼지고 있는 동안 바이낸스의 USDC 인출까지 중단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의심은 확신이 되며 바이낸스에도 결국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일단 내리는 비는 피하고 봐야 하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하고, 내 자산은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무조건 의심을 하는 버릇은 투자자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러나 이번 바이낸스 USDC의 인출 중단 사태에 대해서는 상세한 내용들을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BUSD를 발행, 운영/관리하는 Paxos의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Head of Portfolio Management)인 오스틴 캠벨(Austin Campbell)이 이와 관련하여 상세한 내용을 기술한 내용이 있어 번역하여 소개를 드립니다.

일부 내용은 생략 및 의역되어 있으므로 아래의 링크를 통해 원문도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Transparency Among FUD

There has been a lot of FUD in the crypto world lately. Some of it is justified. Some of it is not. Some of it is genuinely just confused.

crypto-wanderer.medium.com

 

바이낸스가 USDC 출금을 중단한 이유는?

문제의 원인이 전통 은행과 스테이블코인 간의 상호작용 때문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실제로 그렇습니다

 

[파트1] : 업무 외 시간 동안의 스테이블코인 예비 유동성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적법하게 설계된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고객의 돈을 가져와서 전통 금융 시스템의 안전 준비금에 예치부터 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안전 준비금은 기존의 전통 금융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칙에 따라야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국채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 정산은 T+1에 이뤄집니다. 야간 역레포(reverse repo)가 있는 경우에는 T+0에 정산됩니다. 머니 마켓 펀드의 경우에는 T+2일에 정산됩니다. 그리고 이 때 T는 영업일, 은행 업무 시간(뉴욕 시간으로 09시~17시), 은행이 영업을 하는 날(주말 또는 공휴일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말도 안되게 오래 걸린다고 생각이 드시나요? 기존 전통 금융에서 일 하시는 분들은 당연하게 생각하실 수 있고, 암호화폐(디지털자산)에 익숙하신 분들은 말도 안되게 비효율적이라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만약 누군가 뉴욕 시간으로 토요일 새벽 3시에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소각하고 싶은 경우에 어떻게 되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대표적으로 Paxos 및 Circle)는 빠른 결제 네트워크를 갖춘 미국 은행에 돈을 보관합니다. 이들은 프라이빗 원장 또는 블록체인을 사용하여 연중무휴 빠른 지불이 가능한 내부 네트워크로 대표적으로는 Silvergate Exchange Network나 Signature Bank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금 규모가 커질수록 모든 예금을 한 곳에 보관하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무보험 예금에 200억 달러를 보관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스테이블코인은 유동성을 관리하고 은행에 수백만에서 수억 또는 수십억을 맡기고 나머지 준비금은 전통 금융상품에 맡기에 됩니다.

예를 들어 10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인 Canonical USD(CUSD)가 있다고 해봅시다. CUSD는 빠른 지불이 가능한 은행에 총 자산의 5% 정도에 해당하는 5억 달러 정도만 보관하게 됩니다.

이는 업무 외 시간대에 CUSD가 100억 달러 중 5억 달러만 언제든 처리가 가능하고, 만약 뉴욕 시간 새벽 3시에 10억 달러의 상환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 나머지 5억 달러는 뉴욕 은행 영업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CUSD의 자산에 문제가 있나요? 아니요. 이것은 단지 "타이밍의 문제"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 타이밍의 문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1 CUSD = $1의 페깅이 깨질 수 있으며 전통 금융시장에서 결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FUD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상환을 위한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가?"라는 문제와 "업무 외 시간대에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가?"라는 문제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둘은 사실상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은행 신용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파트2] : 자동 변환

바이낸스에서는 거래소에 스테이블코인이 입금될 때 자동 전환(Auto-Convert)이라는 기능을 사용합니다. 즉 사용자가 USDC, TUSD, USDP를 바이낸스에 입금하면 바이낸스가 해당 토큰을 법정화폐(달러)로 교환하고 Paxos를 통해 해당 달러를 사용하여 BUSD를 발행하게 됩니다.

만약에 바이낸스에 10억 달러의 USDC가 예치된 경우 바이낸스가 보유하고 있는 USDC의 잔액은 얼마일까요?

바로 0 입니다. 대신에 바이낸스에서는 10억 달러의 BUSD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복잡해지기 시작하는 것은 바이낸스는 사용자들이 BUSD 대신에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인출하는 것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바이낸스에 다시 10억 달러의 USDC 인출 요청이 접수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르게 됩니다.

(1) 10억 달러의 BUSD를 상환

(2) BUSD 상환 수익금으로 USDC 발행

(3) 사용자가 인출을 요청한 지갑 주소로 USDC 전송

이 절차는 은행 업무시간 중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이뤄지지만, 업무 외 시간대에 큰 금액의 인출 요청이 접수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3자의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재정 운영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경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인출률과 은행 업무시간 모두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낸스가 USDC의 출금을 중단한 경우의 원인은 제 개인적(Austin Campbell)인 관점에서 업무 외 시간대의 유동성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Austin Campbell은 BUSD를 발행, 관리, 감독하는 Paxos의 준비금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다른 체인의 BUSD는 뭔가요?

Paxos를 감독하는 규제 기관인 NYDFS는 이더리움 메인넷 기반으로 BUSD를 발행하는 것만 승인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굉장히 비싼 편인데 반해, 더 빠르고 저렴한 대체 퍼블릭 체인들(BSC, Avalanche, Tron, Solana, Polygon 등)이 있습니다.

바이낸스에서는 이더리움이 아닌 다른 체인에서 BUSD의 네이티브 발행이 불가한 관계로 개별적으로 다른 체인들로 연결하는 방법을 선택했으며 이더리움 외 다른 체인들에 존재하는 BUSD는 랩핑된 토큰입니다. 랩핑된 토큰들에 대한 온체인 준비금은 여기에서 BUSD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Proof of Collateral for B-Tokens를 통해 사용자들은 다른 체인들로 브릿지되어 넘어간 랩핑 토큰들을 온전하게 백업하고 있는 이더리움 기반의 BUSD가 충분한지에 대해서 온체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ERC-20 BUSD가 다른 체인들의 랩핑된 BUSD보다 수량이 적은 경우에는 브릿지를 통해 교환할 수 있는 진짜 BUSD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이 경우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충분한 준비금이 있다는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바이낸스 브릿지가 중단되거나 BUSD를 다른 체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경우에는 Paxos에서 교환이 불가하다는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브릿지를 사용하는 것 자체는 추가적인 리스크가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Everything is OK = 위험을 암시하는 징후?

2022년은 Everything is OK라는 말이 위험을 암시하는 meme이 되어버렸습니다. 온갖 부정부패와 권모술수가 난무하며 말도 안되는 몰락과 연쇄부도가 반복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기본적인 상식들이 무너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거래소가 고객 자산을 가지고 대표의 펜트하우스를 사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VC에게 유동성을 공급하고, 자신들의 거래소에서 자신들의 VC는 청산 당하지 않도록 특혜를 주며 무한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몰상식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대상이 바이낸스가 되었든, 비트코인이 되었든, 이더리움이 되었든 끊임없이 의심하고 검증해야만 합니다.

상식적으로 거래소에서 잠깐의 인출 중단은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기간이 3일 이상을 넘어간다면 그 때는 의심을 하고 대응하는 것이 맞는 것 같네요. 다행히 현재 바이낸스는 강력한 스트레스 테스트에도 잘 버티고 있는 모습이지만, 앞으로 FTX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던 업계 플레이어들과 인플루언서들을 필두로 한 바이낸스에 대한 다양한 공격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