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에 갓 입문한 코린이들이 주의해야 할 것들

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2020년 중후반이나 2021년에 암호화폐 투자에 갓 입문하신 분들이 제법 많아졌습니다. 일상에서도 업비트나 빗썸 앱을 켜고 "메디블록이 1000원 갈거래", "내 친구가 펀디엑스랑 마로로 대박 났어" 이런 이야기들이 들려오는 것을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것 같네요.

여러 코인 관련 텔레그램 방에도 "비트토렌트 어떻게 보세요?" 이런 질문들이 자주 올라오는 것을 보면, 2017년말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위험신호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의 포스팅에서는 암호화폐 투자에 갓 입문한 코린이들이 주의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자들은 크게 3부류로 나뉩니다. 

 

 1. 암호화폐 시장에 2017년 이전부터 투자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투자를 해오고 있는 사람

 2. 2018~2020년 암흑기 때 외면하고 있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

 3. 2020년말~2021년초에 갓 입문한 사람

제가 말하는 암호화폐 투자에 갓 입문한 코린이란 이 중에서 3번에 해당하는 분들을 의미하며, 2020년말~2021년 초에 입문하신 분들은 반드시 아래의 내용들을 자세히 한 번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Q1. 왜 오래 투자해왔다는 사람들이 비트코인.. 비트코인..거릴까?

Q2.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올라봤자 얼마나 오른다고 왜 저 둘 이야기를 많이 할까?

Q3. 왜 김치 프리미엄을 주의하라고 할까?

Q4. 거래소끼리 가격 차이가 있던데 왜 사람들이 차익거래를 안할까?

Q5. 펀더멘탈, 기초적 분석 이런 걸 꼭 그렇게 자세히 해야 할까?

 

1. 왜 비트코인, 비트코인 거릴까?

<1> 비트 없이 알트 없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원화로 코인을 사는 데에 매우 익숙해져 있고 원화 환산 가격에만 신경을 쓰지만, 역사적으로 코인 시장은 비트코인이 기축통화로 움직이는 세상입니다. 다른 알트코인들이 건물이라면 비트코인은 이 건물들이 서 있는 땅과 같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코인에 투자를 해오신 분들은 (알트코인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경우에도) 알트코인의 가격 변화보다는 비트코인의 가격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곤 합니다. 땅이 무너져 내리면 제 아무리 잘 지은 건물도 버틸 수 없는 것과 같으니까요.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코인들을 알트코인(Alternative Coin)이라고 부릅니다.

이따금씩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더라도 잘 버티거나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예외적인 경우들도 발생하곤 하지만, 이는 극히 드물고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몇차례 조정 시에 "비트코인이 폭락 중이다!!"라는 우는 소리들이 나오기도 했으나, 2020년 말부터 지금까지는 비트코인의 폭락이라고 할만한 상황이 벌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2021년이 시작되고 나서는 비트코인이 폭락할 때 알트코인들이 썰물 빠지듯 급격하게 빠지는 현상을 몸으로 겪어보신 분들이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물론, 기관 투자자들이나 미국의 거대 자금들을 비롯하여 부동산이나 주식 시장으로부터 엄청난 유동성들이 들어오면서 2017년과 같은 폭락장이 벌어질 확률은 극히 낮아졌지만 급등 이후에는 언제나 급락이 있기 마련이고, 정말 큰 자금들은 "비트코인 미만은 잡"으로 취급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알트코인들을 비트코인(BTC)으로 바꾸거나 실제 수익실현을 하여 원화 또는 달러(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놓는 것은 리스크 관리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2> 기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투자 기관인 그레이스케일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은 비트코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실제로 기관들의 유동성이 급격히 들어오던 2020년말에는 알트코인들의 가격은 그대로 이거나 오히려 빠지는 반면에 비트코인은 순식간에 2~3배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알트코인들의 USDT나 KRW차트 말고 BTC차트로 살펴보면 금방 이해가 되실겁니다.

비트코인이 강상승 이후 횡보하는 시기에는 알트코인들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시기가 오지만, 이후에는 비트코인의 도미넌스가 급격히 오르며 소위 흡성대법이라 불리는 비트코인만의 랠리가 시작되는 시기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알트코인 투자를 통해 불린 씨드를 비트코인화 하거나, 암호화폐 전체 마켓캡이 충분히 성장한 다음에 큰 유동성들이 비트코인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몇 백, 몇 천만원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수백억 원을 투자하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과연 1원 짜리, 10원 짜리 알트코인에 큰 자금을 투자할까요? 내가 누군가의 돈을 10억 원 이상 대신해서 투자를 해줘야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떤 암호화폐에 투자를 할까요? 

2.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야기들을 왜 이렇게 많이 할까?

비트코인 못지 않게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이더리움입니다. 아마 지금 코인 투자를 하고 계시는 분들 중에서 내가 거래소에 가지고 있는 코인들 대부분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발행된 토큰이라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이더리움이 iOS라면 업비트나 빗썸에 상장되어 있는 수많은 토큰들이 그 iOS의 앱스토어에 있는 앱들과 같습니다.

이더리움이라는 플랫폼 상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테마의 애플리케이션들에 토큰이 붙어 있고 그 토큰들이 거래소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 것이죠. 지갑을 이용해서 다른 거래소나 지갑을 코인을 출금할 때 ERC20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들은 모두 이더리움 기반으로 발행된 토큰들입니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만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나, 블록체인에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도입하여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의 플랫폼을 최초로 구축한 프로젝트라는 상징성도 매우 중요하고, 실제 이더리움 기반의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온체인 상에서 사용할 때 ETH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암호화폐입니다.

여러 코인 커뮤니티들에서 공유되는 이해가 도통 안되는 이상한 차트나 데이터들은 보통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혼잡 현상이나 트랜잭션 수수료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트렌드(DeFi, NFT 등)를 이더리움이 움직이면서 그리고 이더리움 2.0으로의 전환이 진행되면서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실제 이더리움의 수량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일컫는 온체인 지표들은 보통 가격의 선행 지표로 사용이 되며, 현재 이더리움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불리시한 움직임이 예상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3. 왜 김치 프리미엄에 주의해야 할까?

2017년말에 해외 거래소들의 가격과 국내 거래소들의 가격 사이에 약 40% 수준의 큰 격차가 발생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국내 시장이 해외 시장에 비해 과열되어 있다는 지표이기도 한 이 현상은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김치 프리미엄 : 해외 거래소의 [달러 기준 가격 x 현재 환율]이 국내 거래소의 [원화 기준 가격]보다 낮은 현상

사실 해외 투자자들에게 굉장히 기이한 현상으로 여겨졌던 김치 프리미엄은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피할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원화 마켓의 지배력이 높다는 점, 외환 송금을 통한 해외 거래소와의 차익 거래가 어렵다는 점, 채굴 산업이 크게 발달되어 있지 않다는 점, 거래소가 보유한 코인들의 실제 수량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 등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상승장에서의 김치 프리미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국내 거래소에서 사고 파는 거래를 통해 단기 투자 수익을 노리는 경우라면 이 김치 프리미엄을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김치 프리미엄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그 때가 곧 "상투"라고 볼 수 있는 역사적인 기록들이 있습니다.

참고 : 5% 넘는 김치 프리미엄은 '상투' 신호? - 코인데스크코리아

5% 넘는 김치 프리미엄은 '상투' 신호? - 코인데스크코리아

김치 프리미엄의 수준이 너무 높은 경우에는 가급적 큰 자금을 일시에 투입하여 매수에 나서는 것을 가급적 자제하고 김치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을 때 매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김치 프리미엄이 높을 때는 잡알트 보다는 주요 메이저 코인들(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훨씬 좋습니다.

4. 사람들이 왜 거래소간 차익 거래를 안할까?

주식 투자를 하다 암호화폐 투자로 넘어온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가 "같은 코인인데 왜 거래소들끼리 가격이 다른가요?"라는 질문입니다. 

현재 국내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고팍스, 코빗 등이 있고, 암호화폐 투자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빠르게 바이낸스, 후오비 등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시는 분들도 제법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는 위에서 설명한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한 가격 차이가 있는 것을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국내 거래소들끼리 가격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서 이해가 안되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암호화폐 거래소는 같은 상품을 취급하는 다른 가게입니다.

2. 그리고 해당 암호화폐의 시장가격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가격선에서 결정이 됩니다.

3. 그러다보니 일반적으로 시장이 과열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업비트의 가격이 높고 반대로 시장이 하락추세에 있는 경우 업비트의 가격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4. 더불어 소위 "가두리"라고 불리는 코인의 입출금이 정지된 경우에는 해당 코인의 가격이 따로 노는 경우도 발생하곤 합니다.

만일 거래소A와 거래소B에 동일한 금액의 원화와 특정 코인이 있는 경우 더 비싼 쪽에서 코인을 팔고 더 저렴한 쪽에서 동일한 수량의 코인을 매수하면 나름의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초보자들이 거래소A에서 코인을 사서 거래소B로 보내서 차익을 거두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암호화폐 입출금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 초보자들은 메모나 데스티네이션 태그 누락, 잘못된 네트워크 선택 등으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자산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 암호화폐의 전송은 계좌이체가 아니다 : 은행에서 계좌이체를 해주는 것과는 달리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입출금이 진행되고, 해당 체인의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생각보다 전송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차익이 전송 수수료만도 못할 수도 있다 : 보통의 코인들은 이더리움 기반의 ERC20토큰으로 전송 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매우 혼잡한 상태로 수수료가 매우 비싼 편입니다. 실제 거래소 이동 후 차익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이 수수료 비용보다 낮을 수도 있고, 시간적인 노력 대비 효율이 매우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 가격차이가 큰 경우 = 입출금이 중지된 경우 : 동일한 코인이 거래소간 가격 차이가 큰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높은 쪽의 거래소의 입출금이 중지된 경우가 많습니다. 입출금이 중지된 거래소로 입금을 하는 경우에는 입출금 중지가 풀릴 때까지 기다린 후 거래소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 거래소간 가격차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 좋은 성능을 가진 차익거래 봇들이 이미 동작하고 있기도 하고, 다른 거래소의 가격을 참고로 하여 트레이딩을 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거래소간 가격차이는 일시적인 현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5. 기초적(펀더멘털) 분석이 꼭 필요할까?

사람들의 투자성향이나 투자목표기간, 목표 수익 등에 따라 개인차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TA라고 부르는 기술적 분석(Technical Analysis)에 강하다면 굳이 기초적 분석(FA)이나 이를 위한 별도의 공부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일단 투자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차트를 보는 눈이 없다면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기초적인 공부는 필요합니다.

"비트토렌트는 호재 없나요?"

"마로는 어떻게 보세요?"

"메디블록 들고 있는 분!"

"코인 추천 좀 해주세요"

혹시라도 이런 질문을 하고 있다면, 현재 투자를 완전히 잘못하고 있으신 겁니다.

2021년 4월 현재까지의 시장은 말도 안되는 고점에서 물리지 않은 이상, 어떤 코인을 샀어도 이득을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시장이 도와주는 시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업비트 공시를 보고 사도, 업비트나 빗썸 원화 상장 소식을 보고 달려들어 매수를 했어도 이득을 볼 수 있었죠. 이쯤 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내가 코인 투자에 소질이 있다"고 착각을 하게 됩니다. 

올라갈 때도 무섭게 올라가는만큼, 내려올 때는 정말 자비 없이 땅굴을 파고 매섭게 내려가는 변동성이 매우 큰 시장이 암호화폐 시장이며, 하루 24시간 쉬지않고 거래가 가능한 시장에서 매일매일의 변동성에 크게 개의치 않고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으려면 내가 투자했거나 투자하려는 암호화폐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는 직접 공부해보고 스스로 믿음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는 한 5년에서 10년을 보고 길게 투자를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면서 실제로 매수하는 것들은 1원 짜리 엽전주들이 대다수이고, 일주일이나 한 달을 못참고 매수나 매도를 반복하고 갈아타기를 시전하게 되는 것은 기초적인 공부가 부족하고 "조급하기 때문"입니다.

조급한 투자, 타인의 추천을 맹신하는 투자는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자주 언급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가장 신뢰도 높은 암호화폐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회피하는 투자는 장기적으로 굳건하게 버티기 어렵습니다. 스스로 투자하려는 암호화폐의 백서, 또는 홈페이지나 소셜 미디어를 직접 방문하여 여러가지 내용을 이해가 되든 안되든 꼭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종목을 추천받기 보다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믿을만한 선생님이 되어주는 나만의 멘토"를 찾으시고, "어떤 관점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좋게 보는지", "어디에서 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 "왜 포트폴리오를 그렇게 구성하는지" 등을 배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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