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매스어답션
2020년 암호화폐 시장의 내러티브는 DeFi Summer로 불리는 기존 금융 시스템을 파괴하고 구성가능한 기초 요소(Composable Primitive)로 대체하는 탈중앙화금융이었다면, 2021년은 메타버스와 NFT 그리고 DeFi 인프라가 결합된 GameFi, SocialFi 등 새로운 융합 섹터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내러티브는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특성을 이용한 디지털 자산의 주권을 회복하는 것(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의 이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동시에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DApp)의 대중화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메타마스크 사용법을 배우고, 자산을 자신의 지갑에서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고 온체인 상에서의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일일 활성 사용자 수와 체인 상에 묶여 있는 자산들(TVL)도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DeFi → NFT → P2E, GameFi, Metaverse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온체인 상에 디지털자산들을 계속해서 묶어놓는 역할을 하면서 DApp 대중화의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새로운 레이어1 체인들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 지난 몇 년 동안 바라왔던 블록체인 매스어답션이 더이상 불가능한 목표가 아님을 증명해주었다.
다시 시작된 블록체인 트릴레마
블록체인의 가장 큰 난제로 불리는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탈중앙성(Decentralization), 확장성(Scalability), 보안성(Security)의 동시 달성이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탈중앙성과 보안성이 다소 훼손될 수밖에 없으며, 반대로 탈중앙성 또는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확장성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댑에서의 온체인 액티비티에 빠져든 사용자들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스비 전쟁을 치뤄야만 했고, 네트워크의 혼잡현상(congestion)으로 인해 제대로 거래가 완료되지 않거나 게임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블록체인 트릴레마 속에서 탈중앙화된애플리케이션(DApp)이 모두 동일한 스마트 컨트랙트 블록체인을 공유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문제 의식들이 대두되기 시작한다.
이더리움의 경우 댑에 자체 롤업 체인이 있는 로드맵으로 피봇을 하고 있으며 애초에 댑의 카테고리별 특성에 맞춰 운영이 되는 서브 네트워크(앱체인)을 생각하고 설계가 되었던 프로젝트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멀티체인 생태계 살펴보기
기존에 여러 레이어1 퍼블릭체인들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었던 멀티체인(Multi-chain)이라는 단어는 메인 네트워크에 서브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체인 구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브 네트워크는 앱체인, 서브넷, 패러체인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고 있으며, 간단하게는 메인네트워크와 상태 및 데이터를 서로 읽고 쓰고 교환하는 종속된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래에서는 "앱체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애초부터 멀티체인 구조를 고려하여 설계가 된 대표적인 퍼블릭 체인으로는 폴카닷(Polkadot), 코스모스(Cosmos), 아발란체(Avalanche)정도가 있다. 더불어 자신만의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특수 목적형 체인을 제외하고는 많은 퍼블릭 체인들이 현재 해당 멀티체인 구조를 도입하거나 변경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 중이기도 하다.
① 코스모스(Cosmos)
[Trend 2022] 블록체인의 인터넷 : COSMOS 분석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블록체인의 인터넷 코스모스의 경우에는 애초부터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에 초점을 두고 설계가 되었으며, 개발자들은 Cosmos SDK 프레임워크를 통해 Zone이라고 하는 맞춤형 애플리케이션별 블록체인을 쉽게 구축할 수 있다.
코스모스의 비전은 처음부터 IBC(인터 블록체인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통해 상호 운용 가능한 수천 개의 Zone과 Hub를 만드는 것이었으며 최근 들어 생태계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해당 비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② 폴카닷(Polkadot)
폴카닷의 경우에는 릴레이 체인이라는 중앙 체인에 병렬로 연결되어 실행되는 패러체인(parachain)이 있으며 XCMP(Cross-Chain Message Passing) 프로토콜을 통해 파라체인 간의 상호 운용성을 가능하게 한다.
- 릴레이 체인(relay chain) : 폴카닷 네트워크의 보안, 컨센서스, 크로스체인 상호 운용성을 담당하는 핵심 체인
- 패러체인(parachain) : 릴레이 체인에 연결되어 자체 토큰을 사용하는 특화 체인으로 브릿지를 통해 이더리움, 비트코인과 같은 다른 메인넷과 커뮤니케이션도 할 수 있는 체인
폴카닷 Parachain 옥션 Crowdloan 참여 방법 및 링크 정리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지난 2021년 11월 11일부터 폴카닷의 패러체인 옥션이 시작되었으며, 옥션에서 낙찰을 받은 프로젝트들은 패러체인에 자신들만의 댑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데 코스모스에 비해서는 아직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③ 아발란체(Avalanche)
아발란체 역시 지난 한 해 동안 루나, 솔라나와 더불어 가장 크게 성장한 체인 중 하나이다. 지난 2021년 12월 15일 Subnet-EVM의 출시를 발표하였는데, 이는 아발란체 블록체인 내에서 서브 체인을 생성할 수 있는 옵션으로 가상머신을 통해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폴카닷의 패러체인은 옥션을 통해 낙찰을 받아야 하고 최대 100개까지만 만들 수 있는 제한이 있는 반면에 아발란체의 서브넷은 생성가능한 수에 대한 제한이 없고, 가스 요금의 커스텀이 가능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곧 다가올 미래 : 멀티 앱체인 생태계
BNB Smart Chain의 경우에도 리브랜딩과 함께 2022년 로드맵에 위에서 설명한 폴카닷, 코스모스, 아발란체와 유사한 구조의 BAS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에는 반드시 이더리움, BSC, 아발란체라는 백화점 건물에 다양한 회사들이 입점하여 동일한 크기, 동일한 비용을 내고 장사를 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금융 서비스는 금융 서비스들끼리, 게임은 게임끼리, 소셜 미디어는 소셜 미디어끼리 자신들만의 별도 건물을 따로 만들게 되는 따로 또 같이 방식의 체인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다.
사실 보안성이 최우선인 금융 서비스와 빠르고 쉽고 가벼운 것(확장성)이 최우선인 소셜 미디어는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 올해는 늘 회자되어 왔던 확장성의 문제와 더불어 멀티체인과 상호운용성이 가장 큰 화두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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